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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임신 일기_21주차 정밀초음파로 알게된 선천 기형

by 슈퍼초이1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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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슈퍼 임신 일기입니다!


21주차에 받은 정밀초음파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제가 다녔던 엠제이산부인과에서는
정밀초음파는 일반 정기검진과 다르게
전문초음파 선생님께서 봐주셨고
정기검진보다 아무래도 더 오랜 시간 봐주셨습니다~

아무래도 1차 정밀초음파에서도 목투명대를 비롯한 각종 기형 검사를 하게 되고
21~24주차에 진행하는 2차 정밀초음파에서도 구조적, 형태적 기형이 있는지를 검사하게 되다보니
그만큼 꼼꼼하게 정확하게 보시려고 초음파 보는 시간이 훨씬 길어지는 것 같아요 ㅎㅎ

12주차에 받았던 정밀초음파 검사 때 처럼
우리 슈퍼를 오래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서
아무 걱정 없이 마냥 기쁜 마음으로 병원에 갔어요 ㅎㅎ

들뜬 마음으로 초음파를 보기 시작했는데
선생님께서 무거운 목소리로 구순열이 보인다고 하시더라구요

진짜 무지했죠...
구순열이 뭔지도 몰랐고.. 느낌 상 안좋은 것 같은데 뭔지를 모르니..
그게 뭐에요 선생님 ? 하고 여쭤볼 수 밖에요..ㅎㅎ

애기 입술이 붙지 않은 거에요 라고 설명해주시는데
머리가 띵하더라구요..ㅎㅎ 정말
아무런 말을 못하겠고 검사실에 적막이 한참 유지되었어요...

어렵게 여쭈어본 게
좋아지나요?
낫는 건가요?
아직 뱃속에 있으니 태어나기 전에는 붙을까요?
이 질문들이엇어요..
저는 아직 아기가 태어나기 전이고
지금 그렇다고 하더라도 곧 괜찮아지거나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
제발 그렇기를 바랬고요..ㅎㅎㅎ

4~8주 사이에 아기들 얼굴이 형성되고 이 때 눈 코 입 부분이 합쳐지게 되어요..
그 과정에서 입술과 입천장 잇몸이 제대로 붙지 않았을 때에
구순열, 구개열, 치조 가 있다라고 해요..
안타깝게도 이미 4~8주에 형성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뱃속에서 더 붙어나오거나 고쳐지는 건 아니고
구순 구개는 선천적 기형에 속한답니다..

우리 슈퍼는 구순구개열이 의심되고 치조도 의심된다고 소견을 주셨어요...
청천벽력같은 순간이었어요
나한테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가 ... 했고

아무 생각이 안드는데 어떡하지 우리 아기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눈물만 줄줄 흘렀어요..
병원에서 정말 엉엉 울었답니다 ㅋㅋ

나중엔 그 날 하는 검사가 어떤 걸 확인하는 검사인지 좀 더 알아볼 걸 그랬다 싶더라구요...
근데 사실 알아본들 뭐 달라질 건 없지만요,,

그래도 너무 모르고 갔던 건 아닌가 싶어서 내가 너무 쉽게만 생각했었나보다 하고 저를 자책하기도 했어요,, 


입덧도 없고 아무 증상도 없던 저라 아무 이벤트 없이 순탄하게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럴수가,,

우리 슈퍼에게 선천 기형이라니요,,

 

병원에서도 엉엉 울고, 원장선생님 진료받을 때도 엉엉 울고 

집에 와서도 눈물만 주룩주룩 흘러서 엉엉 울고

원래는 오후에 출근할 예정이었는데 급 추가 반차를 내고 침대에 누워서 엉엉 울기만 했답니다.

 

그 날 잠을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구순구개열을 검색하면서

어떤 이유로 생기는 것인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하고, 얼마나 걸리는지,

성장 과정에서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온갖 정보란 정보는 다 뒤져보느라고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구개구순열 아기들 사진이라도 보면 또 눈물이 터져나와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그리고 유명하다는 병원을 하루라도 빨리 예약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부터 예약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어요,.

아산,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산부인과에서 추천해주신 고대병원까지

평생 살며 대학 병원엘 가볼 일이 없었던 저는 대학 병원 예약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 줄 처음 알았어요 ㅎㅎ

 

그래도 다행히 예약 취소된 자리들이 생겨 나름 ? 빠르게 진료를 갈 수 있었고

병원 진료를 예약하고 기다리는 첫 나흘간의 시간이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처음엔 아닐거라고, 대학병원에 가면 잘 못 알고 왔다고 결과가 다를 거라고 현실 부정을 했고

내가 왜 뭘 잘못했을까 나를 자책하고 원망하기도 했고

그 다음엔 만약 이게 정말 선천 기형이 맞으면, 정말 구순구개열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했고

내가 이 길고 긴 어려운 여정을 잘 해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나는 그렇다쳐도 우리 아기는 어떻게 생각할까 ,,

우리 아가기 너무 큰 고통을 받게 되고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는데 어떤 길이 옳은 것인가를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그렇게 나흘간을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정말 괴로운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나흘 뒤 가장 빠른 예약이 되었던 세브란스를 갔어요ㅎㅎ

세브란스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고 난 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엄마 아빠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야 이건 교통사교 같은 거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나고, 500~600명 중 1명이 있는 굉장히 흔한 선천 기형의 하나야

심하지도 않구만 그러니 걱정하지마, 수술하면 티도 안나니까 감쪽같아져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그래 이게 교통사고 같은 거구나

예측할 수 없는 사고구나, 누가 뭘 잘못해서 생기는 게 아니구나

그리고 힘든 수술을 겪기는 해야 하지만 수술로 고칠 수 있는 거구나,,,

 

교수님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그 뒤로도 고대병원, 아산을 더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슈퍼는 그리 심한 구순열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셨고

구개열 또는 치조는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제 태어나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태어나지 않으면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하셨어요 ㅎㅎ

 

그래도 여러 병원을 다녀오면서 진료를 받아보면서 점점 멘탈을 잡고 점점 마음을 굳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슈퍼는 내가 이 세상 어떤 아기보다 예쁘고 멋지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키워내겠다고요,,

 

사실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우리 부부가 앞으로 겪어내어야 할 어려운 순간 순간들이 있고

그리고 우리 아기가 겪어야 할 수술, 그리고 성장해가면서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보니  

우리 부부가 이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슈퍼가 나중에 부모를 원망하지는 않을 것인가 

컴플렉스로 인식해 마음의 상처나 고통을 받지는 않을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이럴 수록 우리가 더 좋은 부모가 되어,

우리 아이를 더 바르게 키우고, 더 자존감 높고,  더 사랑이 많은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독입니다..

 

혹시라도 구순구개열을 진단 받은 부모님이 계시다면 

여러 병원에 들러 진료 받아보시고, 마음을 굳게 단단하게 먹으셔야 합니다.

부모님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요!

어떤 말로도 마음을 다독일 수 없다는 거 알지만, 화이팅입니다.

기운내요 우리 모두 

 

 

 

슈퍼야,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슈퍼야

우리는 그 어떤 조건도, 그 어떤 이유도 없이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우리 곧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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